오래 전에 수매했던 차인데 창고에서 꺼냈습니다. 이 차를 수매했을 당시에도 몇 년 묵은 차였는데 지금은 진기 9년의 완연한 노홍차가 되었습니다. 홍차가 오래되면 맛이 부드러워지고 깊어집니다. 모든 홍차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차성이 강한 전홍은 대개 세월이 지날수록 부드러워지고 단맛도 많아집니다. 백호가 많은 금준미같은 고급 홍차는 오래 두면 오히려 맛이 없어집니다. 지금 소개하는 소종홍차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산소종은 무이산 홍차 특유의 송연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지는 않고 은은하게 깔리는 느낌입니다. 가끔 볍씨같은 이물질이 보이기도 합니다만 차품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원래 홍차를 우릴 때에는 대략 90도 정도로 우리는 게 정석입니다만, 이 차는 좀 묵은 차이므로 온도를 조금 더 높여서 95도 정도로 하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팔팔 끓는 물로 우린다고 크게 흠이 될 것도 아닙니다. 기호에 맞게 우리면 됩니다.
이 차는 생산 당시에는 중급 정도의 평범한 정산소종이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독특한 깊은 맛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노차를 보는 관점으로 보면 우수한 차품의 고급 노홍차라고 하겠습니다. 달디 단 차탕이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고 부드러운 목넘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뒤로 갈수록 시원한 구감에 상쾌해지는 느낌입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내포성도 매우 좋습니다. 가격도 싸기 때문에 선물하기에도 좋고 평소에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정상적인 깔끔한 엽저입니다.
